순천 일가족 폭살 사건, ‘남편 친동생’이 범인이었다… “트라우마 컸을 것” (‘스모킹 건’)


[TV리포트=양원모 기자] 끔찍한 범죄였다.

27일 밤 KBS 2TV ‘스모킹 건’에서는 1995년 순천에서 벌어진 일가족 폭살 사건의 전말을 다뤘다.

1995년 2월 6일 저녁 순천 동외동 한 여관 앞. 여관 주인 A씨의 아내인 B씨가 두 딸과 함께 차에 올라 시동을 거는 순간, 굉음과 함께 차량이 폭발했다. 뒷좌석의 두 딸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운전석에 있던 B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폭발 충격으로 상반신과 하반신이 분리될 만큼 엄청난 규모의 폭발이었다.

전무후무한 폭발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차량 전문가와 폭발 전문가가 현장에 총동원됐다. 수사 결과, 폭발은 차량 결함이 아닌 폭발물에 의한 테러로 결론 났다. 누군가 차량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것이다. 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은 “차량 결함으로 이 정도의 폭발이 발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피해자 주변 인물로 수사망을 좁혀가던 수사팀은 탐문 과정에서 결정적 증언을 확보했고, 현장 감식에서 범인을 특정할 단서를 찾아냈다. 놀랍게도 범인은 편 A씨 친동생 C씨였다. C씨는 재산 분할 문제로 형 A씨에게 악감정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범행 3개월 전 석산 개발 현장에서 다이너마이트 3개를 훔친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지혜는 “자칫 미제가 될 수 있는 사건인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백을 이끌어낸 수사가 놀랍다”고 감탄했다. 안현모는 “얼핏 완벽해 보이는 알리바이에서 허점을 찾아낸 수사진의 예리함이 진정한 스모킹건”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는 당시 당시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특수 전담 검사로서 수사를 지휘했던 김인원 변호사가 출연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김 변호사는 “(사건 이후) B씨가 ‘아내가 나 대신 죽었다’고 굉장히 자책하고 괴로워했다”며 “무엇보다 어린 딸들이 겪었을 충격과 고통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C씨가 평소 충동 조절과 관련해 어려움이 있었던 걸로 보인다”며 “피해자들인 두 딸과 남편, 형제들의 트라우마가 컸을 것 같다. 치유 과정이 길고 고통스럽겠지만 상처를 걷어내고 다시 일어서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스모킹 건’은 진화하는 범죄 현장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수사관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화요일 밤 KBS 2TV에서 방송된다.

양원모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KBS 2TV ‘스모킹 건’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