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태 “韓 영화 미래 낙관적…과도기 지나면 새 시대 열릴 것” [RE:인터뷰②]


[TV리포트=강지호 기자] 배우 유지태가 한국 영화를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지태는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함께 개봉을 앞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지태는 극 중 당대 최고의 권력자 한명회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간 지략가적 면모가 두드러지는 악역을 주로 소화해 왔던 유지태는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단순한 지략가를 넘어 풍채와 위엄, 카리스마가 있는 모습을 겸비한 새로운 한명회를 그려낸 유지태는 그의 악역 스펙트럼을 다시 한번 확장했다.

유지태는 “나의 한명회는 ‘왕과 사는 남자’의 한명회다. 영화의 스토리 속에서 그가 해야 하는 지점이 무엇인지가 중요했다”며 “장항준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주시면서 이번 한명회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그려보고 싶다고 하셨다. 그렇다면 나에게도 도전과 재창조의 기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작품에 함께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유지태는 “배우가 새로운 걸 만나는 건 어렵다. 항상 역할을 통해 어떻게 새로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지금까지와 또 다른 캐릭터를 선보이게 됐고, 좋은 제작진들과 만났다고 생각한다”며 감사를 전했다.

한국 영화에서 유지태는 빼놓을 수 없는 영화인으로 손꼽힌다.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또 다른 모습으로 관객과 만나게 된 그는 그간의 영화 인생에 대해 “나는 일단 배우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한 캐릭터에 고착되기보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며 이야기했다.

유지태는 “예전에는 드라마를 잘 하지 않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데 그러지 않았더라면 좀 더 투자가 쉽게 되는 배우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던 적도 있다. 그래서 박지훈에게도 지금 가진 에너지를, 또 아이돌로서의 부분을 잃지 않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해줬다. 그의 잠재력을 극대화해서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가라고 해줬다. 나도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만나고, 또 만들어 가고 싶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 영화는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선이다. 장항준 감독은 앞선 인터뷰에서 ‘왕과 사는 남자’가 어려운 시기 좋은 마중물 같은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개봉을 앞두고 마음을 전한 바 있다. 영화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유지태는 어떤 마음으로 국내 영화 시장을 바라보고 있을까.

유지태는 “지금은 영화가 변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대기업이 투자해서 작품을 만들던 형식이 주류였다면 이제 다시 중저예산의 한국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또 다른 B컬쳐가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더 확장된 형태의 마켓과 함께 또 다른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고 우리는 또 다른 어떤 영화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독립영화를 후원하거나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등 유지태의 영화 사랑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재미있어서 하는 거다”며 웃어 보인 유지태는 “영화는 내 인생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영화제를 겪고, 영화를 공부하고, 만들고, 찍고, 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느꼈던 그 행복함, 이런 것들이 어느새 좀 사라졌기 때문에 다시 이걸 느끼고 전파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정말 재미로 하게 된 것들이다”며 앞으로도 영화를 향한 사랑을 이어갈 것을 전했다.

그러면서 유지태는 “한국영화는 작가와 감독이 빛나야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지점에서 독립영화 감독들이 나에게 무척 좋은 기운을 주고는 한다. 나에겐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 큰 기쁨이다”고 진심을 보였다.

“또 다른 한국 영화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 생각하고 기대하고 있다”며 눈을 반짝인 유지태는 오는 2월 4일 극장을 찾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또 다른 얼굴로 극장과 관객을 찾는다.

강지호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 ㈜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