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와 액션 사이”…관계의 작용으로 완성된 류승완의 가열찬 ‘휴민트’ [종합]


[TV리포트=강지호 기자] 류승완 감독이 개봉을 앞둔 영화 ‘휴민트’의 장르적 특징을 설명했다.

지난 4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휴민트’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 류승완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건 박정민과 신세경의 멜로 호흡이었다. 박정민은 “박건이라는 인물이 ‘휴민트’에서 갖고 있는 목적성은 영화 초반부터 오로지 선화(신세경)이라고 생각했다. 촬영하면서 늘 선화를 마음에 품고 ‘어떻게 직진해야 하는가’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멜로 연기에 임한 마음가짐을 전했다.

신세경과의 호흡에 대한 소감도 이어졌다. 박정민은 “신세경 배우와 만난 게 이 현장이 처음인데, 마음을 굉장히 일찍 열어줘서 정말 고마웠다. 그래서 더 편하게 대할 수 있었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더 깊게 자주 나눌 수 있었다”며 “의지도 정말 많이 했다. 서로한테 집중해서 연기하는 것 말고 (멜로를 위한) 특별한 방법은 없었던 것 같다. 신세경이 선화를 연기해 준 게 천만다행이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민의 절절한 멜로는 ‘휴민트’에서 만나볼 수 있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그는 멜로 연기를 마친 소감에 대해 “인간 박정민으로서 할 수 없는 선택과 결정들을 박건으로서 할 수가 있지 않냐. ‘한 사람을 위해서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오직 한 사람을 위해서 한 인간이 어디까지 내버릴 수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장면들이었던 것 같다”며 “박건이라는 인물을, 박건의 장면들을 박정민이라는 어떤 한 개인이 연기하고 있는 화면이 어색하지 않아서 좋았다”고 전했다.

채선화 역으로 박정민과 호흡을 맞춘 신세경 역시 진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제작 발표회 때도 비슷한 말씀을 드리긴 했었는데 현장에서 모니터를 통해 보는 박건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정말 멋있다’는 얘기를 저는 한 번 한 적 있었다”며 “어떤 빈말도 없이 정말 진심으로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뭔가 ‘여심을 휘어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나도 여자 중 한 사람으로서 생각해 봤을 때 ‘굉장히 설렌다’는 감정을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휴민트’는 류승완 감독의 작품인 만큼 화려한 액션 역시 주요한 특징이다. 류 감독은 “프리프로덕션 단계부터 세트 양식이나 로케이션 촬영지까지 다니면서 침투 동선부터 인물 배치, 총격전 배치 등까지 태상호 군사 전문 기자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류 감독은 “실제로 배우들이 국정원에 가서 실제 사격 훈련을 하고 거기 전문가분들한테 만나서 자문을 좀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때 조인성 배우가 열심히 연습해서 영화 속에 디테일한 액션 장면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며 디테일이 살아있는 액션의 비하인드를 밝혔다.

더 놀라운 비하인드도 전해졌다. 류 감독은 “총기 관련해 전문가 수준인 관객분들도 계시지 않냐. 그래서 총격 장면을 촬영할 때 연출부가 총알 개수를 계속 서 ‘여기서 몇 발 이상 쏘면 안 된다. 이만큼 쐈으면 여기서 탄창을 갈아야 한다’고 직접 말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에서 뛰어난 액션을 선보이며 다시 한번 놀라움을 안긴 조인성도 액션 촬영 후기를 전했다. 조인성은 “감독님 말씀처럼 우리가 국정원에 가서 사격 훈련 및 일종의 기초 교육 같은 걸 받을 기회가 있었다. 하루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러 가지 질문들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좀 배울 수 있었다”며 “‘휴민트’에 나오는 권총 사용법이 최근 버전이라는 것도 알았다. 한 손으로 총을 쏠 때, 이동할 때 쏘는 파지법이나 스도 많이 배웠다. 너무 감사했다. 특히 교관님들이 멋있어서 그분들만 따라 해도 리얼리티가 살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생생한 소감을 이야기했다.

박정민의 후기도 함께했다. “쏘고 있지 않을 때 혹은 작전 중일 때 어디를 향하고 있어야 하는지 디테일하게 정해주셨다”며 액션 과정의 섬세한 디렉션을 설명한 박정민은 “실제로 총 모형을 사서 집에서도 계속 연습했다. 총 뿐만 아니라 사주 경계 같은 장면들도 시선과 방향까지 디테일하게 녹여내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휴민트’는 액션 영화이면서도 강한 멜로 서사를 품고 있는 작품이다. 장르적 균형에 대해 류 감독은 “‘멜로가 중요하냐, 액션이 중요하냐’는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의 현 상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인과 함께 보면 멜로가 중요할 것 같고, 친구와 함께 보면 액션이 더 재밌게 보일 것 같다. 그래서 내가 관객들에게 무엇을 더 중점적으로 봐 달라고 이야기하는 건 오히려 방해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만드는 사람으로서는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하기는 참 어렵다. 멜로와 액션의 밸런스가 잘 맞춰져야 했다”며 “인물들의 관계가 촘촘하게 세워지지 않으면 액션의 폭발력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때려 부수고 터뜨리고 해도 감정적으로 아무런 흥분이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멜로 뿐만 아니라 황치성(박해준)을 비롯해 모든 인물들의 관계와 서사가 중요하다. 액션과 멜로 둘 다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설 연휴 개봉을 앞두고 박스오피스 경쟁에 나서는 소감도 전했다. 류 감독은 “잘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설 연휴에 개봉하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다 친한 사람들이다. 내 바람은 경쟁을 떠나서 긴 연휴 동안 개봉하는 영화들을 예쁘게 다 봐주셨으면 싶다”며 “‘휴민트’ 만을 가지고 전하자면, 정말 배우들의 매력이 펼쳐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판을 만들어 봤다. 정말 잘하는 ‘영화쟁이’들이 모여서 능력의 최대치를 뽑아서 관객들이 ‘근사하다’ 할 만한 영화를 만들어 내려 노력했다. 예쁘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 ‘휴민트’는 오는 11일 극장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강지호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 오민아 기자